"추락 직전 기장 얼굴 그려라"…제주항공 참사 7개월,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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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이오알 댓글 0건 조회 411회 작성일 25-07-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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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7개월 만에 한 대학에서 '비행기 추락 직전 기장의 얼굴 표정'을 그리라는 실기시험 문제를 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적 참사 직후 부적절한 출제로 논란 확산
수원대학교는 지난 7월 19~20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술 실기대회에서 조소 부문 문제로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라는 주제를 출제했다. 이는 작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무안공항 추락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지 7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해당 실기대회는 외부 대행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수상 시 생활기록부 기재 등 입시 혜택이 주어지는 프로그램이었다. 2개 문항 중 선택형으로 출제된 이 문제에는 39명의 학생이 대상이었다.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은 "혹시 시험 보러 온 학생 중에 희생자 유가족이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며 강한 항의를 제기했다.

수원대 "관리 소홀, 진심으로 사과"
논란이 확산되자 수원대 관계자는 26일 "실기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 문제가 있었다"며 "최종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대학 측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실기대회는 외부 대행사를 통해 진행됐지만, 수원대학교 이름으로 개최되는 만큼 최종 검토와 승인은 대학이 담당했어야 했다. 수원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내가 출제한 것도 아닌데 창피한 것을 넘어서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학생들의 자책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회적 공분과 함께 제기되는 출제 윤리 문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출제 실수를 넘어 대학의 사회적 민감성 부족을 드러낸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상식 이하의 판단력", "유가족 심정은 생각해봤나" 등 날선 반응을 보이며 대학 측의 무신경함을 질타했다. 특히 대학이 외부 대행사에 위탁했다고 하더라도 최종 승인 과정에서 이런 부적절한 문제를 걸러내지 못한 점이 비판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향후 대학들이 각종 시험 출제 시 사회적 맥락과 윤리적 적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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