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부터 200억 횡령범까지... 605억원 피해 '역대 최대 송환'
인터폴 적색수배 45명 포함, 평균 3년6개월 도피 생활 마감

전세기 투입한 역대 최대 송환 작전
필리핀에 도피해 있던 한국인 범죄자 49명이 이날 오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됐다. 이번 송환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 경찰 창설 이래 가장 큰 해외 송환 작전이었다. 경찰은 4개월간의 작전을 통해 보잉 737 전세기에 약 1억원을 투입했다. 13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송환을 성공시켰으며, 인천공항에는 특공대 등 100여명이 경비를 담당했다.

보이스피싱부터 10조원 도박장까지
송환된 49명은 남성 43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됐으며, 평균 연령은 39세다. 범죄 유형별로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 사범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도박장 개설 등 사이버 범죄 17명, 특수상해 등 강력 사범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1,300여명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약 605억원에 이른다. 특히 일부는 10조원대 규모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16년 도피한 200억 횡령범도 포함
송환된 범죄자 중에는 기업 자금 200억원을 횡령하고 16년간 도피한 최장기 도피자도 있었다. 이들의 평균 도피 기간은 3년 6개월이며, 49명 중 45명이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범죄자들은 주황색 반소매 티셔츠를 착용했다. 기내에서는 범죄자 1명당 호송관 2명이 양옆에 배치되는 '샌드위치' 방식으로 이송됐으며, 안전을 위해 포크와 나이프 없는 샌드위치가 기내식으로 제공됐다.

8년 만의 전세기 집단 송환
이번 송환은 2017년 47명을 송환한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전세기 집단 송환이다. 당시 작전은 영화 '콘에어'에 빗대어 '한국판 콘에어 작전'으로 불렸다. 송환 작전에는 외교부,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경찰단 등 국내 10여개 기관과 필리핀 이민청, 대통령실, 법무부 등이 협력했다. 송환된 범죄자들은 인천공항 도착 후 전용 입국심사대를 이용해 각 관할 경찰서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