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트럼프 위에 나는 이란, 보잉777 5대 '우회 도입'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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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이오알 댓글 0건 조회 231회 작성일 25-07-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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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대 민간항공사 마한항공(Mahan Air)이 국제제재를 우회해 전 싱가포르항공 소속 보잉777-200ER 항공기 5대를 비밀리에 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유럽 제재 기준으로는 불법 우회·밀수입 사례로 간주되지만 일부 경유국들이 동일한 제재를 적용받지 않아 복잡한 법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집단 이륙' 후 아프간 상공서 레이더 차단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캄보디아 시엠립 앙코르 국제공항(Siem Reap Angkor International Airport)에서 5대의 보잉777-200ER이 연이어 이륙했다. 이 항공기들은 아프가니스탄 상공을 지나면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제히 트랜스폰더(위치송신기)를 꺼버렸다. 이후 마다가스카르 등록번호 5R-RIJ, 5R-RIS, 5R-ISA, 5R-IJA, 5R-HER로 갑작스럽게 변경된 채 이란에 착륙했다. 해당 항공기들은 원래 2001년부터 2003년 사이 싱가포르항공에 인도됐던 기체들로, 2018~2019년 퇴역 후 태국 저비용항공사 녹스쿠트(NokScoot)로 이관됐다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 파산 이후 호주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에 장기 보관돼 있었다.

미국 업체 통한 '세탁' 과정...복잡한 소유권 이전
특히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점은 미국 소재 중개업체 아이온 애비에이션(Ion Aviation)이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 사이 해당 항공기들을 매입하면서 일시적으로 미국 등록번호 N99001부터 N99005까지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산 항공기가 미국 기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제재 대상국인 이란으로 흘러들어간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항공기들은 이후 중국 란저우(Lanzhou), 인도네시아 자카르타(Jakarta)를 거쳐 캄보디아에 도착했으며, 각 경유지에서 정비나 도장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마한항공은 2011년부터 미국 재무부의 테러 지원 항공사로 지정돼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재 우회 네트워크의 진화...국제공조 한계 드러내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기존 제재 우회 방식보다 더욱 정교하고 대담해진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동포럼(Middle East Forum)은 "이는 미국산 항공기를 미국 소재 기업으로부터 획득해 밀반입한 것으로, 미국 정부가 차단하지 못한 경로를 이용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캄보디아나 마다가스카르 같은 국가들이 동일한 제재를 받지 않아 중간 경유지나 등록지로 빈번히 활용되고 있으며, 트랜스폰더 차단을 통한 '레이더 실종' 기법도 일반화되고 있다. 이란은 최근 몇 년간 비슷한 방식으로 에어버스 A330, A340 등 수십 대의 서방 제작 항공기를 도입한 바 있어, 국제 항공기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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